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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명품 뮤지컬 서편제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소리가 귓전에, 자녀와 행복한 데이트 뮤지컬 서편제

by 핑구야 날자 201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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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추석 연휴가 끝나가는 끝자락에 한가위를 준비하느라 노고한 아내와 함께 종로에 있는 두산아트센터에 뮤지컬 서편제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항상 서울 도심에 네비게이션을 보면서 가게 되면 네비가 안내하는 길을 지나쳐 가게 되는데도 결국은 그 길이 제대로 가는 길이되더라구요. 인간네비게이션이  정확하다는 말씀..ㅋㅋ 도심은 아직은 한가한 걸 보니 다들 귀성전쟁에 집에서 대(大)자로 누워있나봅니다. 1시간 남짓 일찍 도착을 해서 티켓팅하고 3년만인 두산아트센터를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그때는 입구 바닥에 피아노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하네요. 연인들이 건반 위를 걸으면서 내는 소리가 아내를 움직이게 하네요. ㅋㅋ


판소리에서 서편제는

판소리는 서편제를 비롯해 경기도와 충청도의 중고제, 전남구례(선진강 잔수)의 동쪽지역에서 성행한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동편제를 적절하게 배합한 강산제로 나뉘어 집니다. 쉽게 말하면 섬진강을 중심으로 서쪽은 서편제 동쪽은 동편제라 말을 합니다. 동편제는 굵고 힘있는 소리를 느낄 수 있고 서편제는 제목에서 말씀드린대로 한을 담아 구슬픈 가락과  기교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동편제는 수궁가,흥보가,적벽가등이 대표적이고 서편제는 춘향가,심청가등이 대표적입니다.




뮤지컬 서편제 배역 소개 및 인물 관계도


출연진 및 연출자



뮤지컬 서편제

살다보면 살아진다라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남도의 한을 담은 판소리가 서편제라고 해서 그런가 당연한 말인 듯 해도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결국은 살다보면 살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서편제가 남도의 한 만이 아니라 인생자체를 담아내는 소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물의 관계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유봉(아버지)가 동호(아들) 그리고 송화(수양딸)과 함께 진정한 소리를 위해 일생을 보내게 됩니다. 뮤지컬 서편제의 마지막에 송화와 동호가 만나 부르는 심청가에서 심학규가 심청이를 만나는 자락에서 유봉(아버지)이나 심학규가 비슷한 입장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봉사인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섬에 팔려가는 것이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딸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나 매 한가지가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유봉(아버지)의 판소리에 대한 집착에 눈을 멀게 하는 장면에서는 대한 미움보다는 송화가 너무 불쌍해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내 아이들을 위해 유봉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마음이 들어 돌아가면 조금 더 이해하고 보듬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호(아들)와 송화(수양딸)에게 한을 담아내야만이 진정한 소리가 나온다고 하는 부분이 사실은 너무 인위적이지 않나 싶었어요. 한을 위해 한을 만드는 유봉(어버지)의 행동은 결국 자신을 판소리로 성공하지 못하게 한것이라고 봅니다. 동호가 어릴때 그토록 사랑했던 동호의 엄마를 유봉(아버지)가 죽였다고 생각을 하는데도 오해를 풀어주지 않고 고스란히 한으로 담기를 원했던 유봉(어버지)의 욕심은 욕심으로 끝나고 결국은 자신도 동호로 소리를 놓게 만들게 한것이나 진배가 없습니다.


반면 송화(수양딸)는 남동생 동호가 소리에 대한 회의를 느껴 아버지 곁을 떠나자고 했지만 자리를 지켜내며 결국 아버지로 부터 눈을 잃어 버리게 되죠. 그녀도 왜 떠나고 싶지 않았겠어요. 자신을 거둬 준 아버지를 남겨두고 떠날 수 없던 송화는 이러한 일련의 아픔이 고스란히 한으로 남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이렇게 응어리진 한이 인위적이지 않은 한으로 소리로서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뮤지컬 서편제는 무대장치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가슴까지 전해지는 사운드도 매력적이지만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버랩의 연출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과거와 현재, 판소리와 현대음악을 잘 녹여내서 좋았습니다. 또한 판소리만을 고집하는 유봉(아버지)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행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의 대립구도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잠시 우리 때와는 많이 다른 아들의 세상을 좀더 이해해 주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제 서편제가 남도 소릿길을 배경으로 했던 반면 뮤지컬 서편제는 현대음악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소리에 대한 생각을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좀 더 내면을 디테일하게 보여주어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을 적절히 해소 시켜주어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송화가 동호의 북장단에 맞추어 심청가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뮤지컬 서편제에 몰입한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답니다.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속도를 조금 줄이고 뮤지컬 서편제를 통해 인생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곱씹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버지를 이해하고 어머니를 이해하고 아들을 이해하고 딸을 이해하게 되는 뮤지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화도 좋지만 때로는 자녀와 손을 잡고 무대를 같이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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