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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 공지영원작을 생각하면서 간 한성아트홀에 무슨일이

by 핑구야 날자 201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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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 공지영원작을 생각하면서 간 한성아트홀에 무슨일이 있었을까요. 뮤지컬이나 연극을 좋아하는데 연극은 간간히 보았지만 뮤지컬은 작년 7월에 정동극장에서 춘향연가를 본 이후로 10개월만이라 기대를 잔뜩하고 갔답니다. 더구나 공연시작 시간이 7시라서 저녁도 굶고 출발했거든요.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가 공지영작가의 원작이라서 나름 아내에게 점수 확실히 딸 수 있겠구나 했어요. 그런 나의 바램이 통해서인지 종로구에 있는 한성아트홀까지 큰 막힘이 없어 50여분만에 도착을 했답니다.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가 공연하는 한성아트홀 건물에 주차장이 있어 좋았어요. 대학로에서 보려면 주차가 쉽지 않아 시간을 좀 잡아먹게 되더라구요.



우리처럼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에 대한 기대가 많아서 인지 VIP시연회에는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어요. 좋은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얼른 티켓팅을 했답니다. 운이 좀 따라주더라구요. ㅋㅋ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공지영작가의 원작으로 초판에서 개정신판까지 20여년을 사랑받은 소설이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불경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노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새롭게 시도하는 리츄얼 뮤지컬로 새롭게 표현되어 다소 익숙하지 않았어요. 다시말해서 불교의 제례방식이라고 해야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부처님 오신날을 즈음한 공연을 열어 나름 의미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신기생뎐>,<하늘이시여>의 이영희PD가 예술 감독을 맡았구요, <이태원 살인사건>을 쓴 이선작가가 대본을 쓰고, 개그우먼이며 연극배우인 고 서영춘씨 딸 서현선이 했습니다. 우정출현으로 박철민, 손현주, 정흥채가 했습니다. 토리극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정약용 프로젝트>의 김만중이 열연하여 2인2색의 두가지 버전으로 색다르게 선보입니다. 토리극은 배우들은 움직일 때나 멈춰 있을 때 연신 엉덩이를 뒤뚱뒤뚱,다리는 살랑살랑,팔은 이리저리 흔들어댑니다. 말에 억양이 들어가 있어 대사가 파도타듯 고저를 넘나들고 이 때문에 노랫가락처럼 들리는데 이를 토리극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김만중의 연출한 이번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바로 토리극의 형태를 보여주거든요.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토리극과 제사의식이 결합된 리튜얼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쟝르를 선보인 것도 특징이랍니다. 이라한 점을 이해하고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를 관람하시면 더욱 재미있을 겁니다.



1인의 제사장과 고수2명이 펼치는 뮤지컬로 제사장 역할을 한 주인공 배우 김만중은 그 밖에 놀부4인방, 둥가둥가등을 연출했습니다. 1년여간 준비했다고 합니다. 연습장면을 보니 뮤지컬에서 보인 자세가 연상이 되는군요.



그리고 뮤지컬를 더 재미있게 해준 2명의 반주자입니다. 드럼연주는 김정운, 봉고와 펑크션반주는 원성일,류해원이 있는데 이번에는 류해원씨가했습니다. 뮤지컬의 분위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든 연주로 때로는 추임세와 짧지만 연기도 했어요.



친구사이인 영선, 혜완 그리고 경혜의 삶을 통해 한국에 사는 일반적인 여성의 삶을 그린 세여자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를 제사장이 굿거리조로 읽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출연해서 세여자의 삶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는데 결국 제사장이 굿거리로 연출을 하면서 어떻게 보여줄 지 더욱 궁금해지더라구요. 솔직히 리츄얼 뮤지컬보다는 공지영이라는 작가의 네임벨류에 기대만 하고 팜플렛을 잘 읽어보지 못했답니다. ㅜㅜ



자살을 한 영선과 아들 그리고 남편의 목소리를 신내린 듯한 제사장의 연기는 때로는 애절하고 서럽게 혼신의 연기를 펼쳤어요. 빨간치맛자락은 영선이고 연두색치맛자락은 영선의 남편이랍니다. 자살한 영선을 위한 진혼굿을 통해서 한을 달래주는 장면에서는 제사장의 몸동작도 격해지면서 마음을 짠~~하게 만들더라구요. 



일반 뮤지컬을 생각하고 온 관람객이라면 다소 낯선 공연일겁니다. 제사장은 이승에서 남편으로부터 받은 무시와 학대로 자실을 한 영선의 혼을 달래주고 남편의 성공 그늘에 가려진 여성의 자아를 되돌아 보게 했어요. 우리 앞줄 2번째에서 연기에 빠진 중년부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답니다. 자살은 한 영선을 표현하기 위해 관객석 가운데 천정에 빨간 치맛자락을 매달아 얼마나 섬짓하던지... 공연이 끝날때까지 걸려있었답니다. 관객들의 강한 몰입을 위해 연출에 신경을 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사장의 입을 통해서 영선의 아들이 자살까지는 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구요. 아이처럼 생각했다면... 바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라는 경전을 응축하는 듯한 아들의 말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관객중에 2명에게 영선과 혜완역을 부탁하고 대사도 읽게 하여 관객과 하나가 되어보려는 시도를 했지만 조금은 무리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관객과 함께 하는 소극장의 매력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영선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무시하는 남편과 맞서 싸우는 영선의 처절한 목소리에서 지금까지의 제사장이 말하려고 했던 것들을 일순간 알게 되었어요. 물끄러미 옆에 있는 아내를 보게 되더라구요.



마지막 부분에서 목소리로 영선과 남편의 대화로 영선의 고통스런 삶을 느낄 수 있었고 매듭이 풀려야 영선의 한이 풀린거라며 보여준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불경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구절을 읽어가면서 제사장은 관객석을 통과해 무대밖으로 나가면서 막을 내렸답니다.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공지영작가의 소설을 리츄얼하게 표현한 시험적인 무대입니다. 공연 중간에 퇴장하는 관객들로 제사장 역할을 한 배우의 연기에 방해가 되어 다소 안스러웠답니다. 그만큼 받아드리기에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약용 프로젝트를 공전의 히트한 토리극 방식과 제의식의 결합이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출연은 3명이지만 결국은 1인극입니다. 영선의 한을 달래는 과정을 통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를 표현한 작품이라 일반 뮤지컬과 비교해서 보시면 안됩니다. 



젊은 연인은 미래의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결혼한 분들에게 더 공감이 가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부부간에 맺힌 응어리가 있거나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힘든 경험을 한 분이라면 마음을 달래보세요. 남편들의 성공은 가족을 위한 일입니다. 그러나 내조를 하는 아내가 잃어버진 존재감으로 허탈해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보게 된 뮤지컬이었어요. 뮤지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매맞는 여성을 위한 쉼터에 수익을 기부하는 의미있는 일을 할 실천하는 뮤지컬이기도 합니다. 아내에게 잘 해야 나중에 문지방 넘어다닐 힘이 없을때 찬밥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떠올리며 한강을 넘고 있었습니다.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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