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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핑구네

자기 아이를 잃어 버린 부모 심정을 아십니까?

by 핑구야 날자 200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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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 어린이재단  , Needworks

1800세대의 큰 단지에서 부모님과 형제들이 같이 살 때 였습니다.
126동엔 부모님 109동 둘째네 9층 막내네는 117동 우리는 103동에 살았어요.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안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어머님은 일산으로 둘째는 서울로 진출(?)했지요.

우리아이들이 3살,2살때였습니다.

부모님에게 드릴 물건이 있어서 두 아이와 함께 자전거에 태우고 갔어요.
103동에서 126동까지!! 그야말고 끝에서 끝이나 다름없는 거리라 아이들이 걷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어요.
아내가 다른동 우편함에 잡지를 넣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자전거  앞뒤로 조금 불편하지만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과 갔어요. 아이들을 부모님집에 데려다 놓고 아내의 부탁을 들었어야 했는데...했는데........

바로 옆동이니까 괜찮겠지하고 큰아이에게 "아버지 올 동안 동생하고 꼼짝말고 있어"라고 말하고
총알같이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러 갔습니다.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정말 잠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그 자리에 없는 겁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사태가 심각한 상황인지 감지 못하고 아버님집으로 올라갔나하고
8층으로 가는 동안 찜찜함을 뒤로하고 문을 열었는데 아이들이 없는거예요

화급히 "여기 아이들 않왔어요", "무슨소리냐"라는 부모님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8층에서 1층까지 어떻게 내렸갔는지모르게 내려갔어요. 126동을 앞뒤로 봐도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앞에서 노는 아이들에게도 아이들 못보았는지 
물러봤는데 못봤다는 거예요. 얼굴이 화끈, 심장이 벌렁, 하늘이 하얗고, 다리가 힘이 풀리더라구요.
오던길로 다시 거슬러 내려가면서 아이들 이름을 미친놈처럼 불러가면서 말이죠
집에도 전화해 보았는데 없더라구요

등이 땀으로 흠뻑 젖을 때쯤 전화 벨소리가.........
"여보 아이들 들어왔어요"
부모님께 말씀드릴 겨를도 없이 가보니 진짜 있는거예요. 엉엉 울면서 말이죠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니 형인 준혁이 왈.. 아무리 기다려도 아버지가 오지 않아 동생과 집으로 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그 길을 찾았냐고 했더니 그냥 길따라 내려 왔다는 겁니다.

제가 126동에서 127동으로 갔다 온 그 시간이 덩그런이 놓인 아이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 시간이었던 겁니다.
제가 중앙길로 내려갔다 왔다 하는 동안 아이들은 조깅길로 내려간거였어요.

그 이후로는 정말 조심해서 키웠어요. 지금은 초딩5년에 중딩1년이라 ....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한둘씩 있지 않나요

블로그를 하다보니 제 사이드바에 어린이재단에서 하고 있는 미아를 찾습니다.라는 위젯을 보면서 어릴때
아이를 잊어버렸던 추억이 떠올라 같은 부모맘으로 작은 사진을 크게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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