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역을 맡은 정성화의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초대로 오랜만에 다녀왔어요. 뮤지컬 영웅은 영웅 안중근이 조선과 일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넘나드는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들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아베정권이 한국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의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특히 독도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의 영토임을 알려주는 지도와 자료들이 일본에서 발견되고 있어 조소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영웅은 시기적절한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보여주지 못해 너무 아쉬웠어요.
누가 죄인인가?
뮤지컬 영웅에서 다른 주연들도 연기력이 좋지만 아내와 함께 정성화의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기 위해 예약을 뒤로 미룬터라 무척 기대를 많이 했답니다.
뮤지컬 영웅은 1909년 한반도를 중심으로 러시아 만주벌판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였습니다. 다이나믹한 무대연출과 음향으로 마치 독립투사가 된 듯한 느낌으로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피의 결의를 하는 단지동맹의 첫 장면은 당시 독립을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표현한 장면으로 인상에 남았습니다.
독립을 위해 러시아로 망명하여 본토의 일본군과 피의 전쟁을 벌이는 젊은이들을 통해 일본과의 역사적인 문제들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설희가 독립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일본으로 가기 전에 안중근과 만남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만주 하얼빈역으로 오는 도중 이토히로부미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열차에서 뛰어 내립니다. 설희에게도 거사에 대한 정보가 공유했을텐데~~ 연결이 안되어 아쉽고 이부분이 안중군의 거사를 앞 둔 장면의 흐름을 끊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더구나 설희의 암살이 실패하면서 이토히로부미가 용서를 해주는 장면은 더욱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안중근의 거사에 좀 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주는데 방해요소가 되었죠. 왜냐면 잔혹하고 야욕이 넘친 이토히로부미가 아니라 자신을 암살하려던 조선의 여인을 용서하는 나이들고 힘든 노인의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만주 하얼빈역에서 영웅 안중근의 세상을 뒤흔든 한발의 총성으로 그토록 원했던 독립의 열망을 만천하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이때 정성화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태극기 앞에 선 경건한 마음을 갖도록 했습니다.
모두들 똑똑히 보시오!
명성황후를 살해한 미우라는 무죄,
이토를 쏴죽인 나는 사형.
대체 일본법은 어찌 이리도 엉망이란 말입니까!
사형을 당하기전 마지막 장면에서 정성화의 의상에 비춰진 스포트라이트가 더욱 하얗게 보이면서 안중근의 무죄를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이토히로부미가 하얼빈역으로 가는 열차에서의 모습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뮤지컬 배우 정성화의 폭발적인 가창력 자체가 속을 후련하게 해주어 기분은 좋았어요.
우리나라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로 유명한 전자랜드입니다. 전자랜드 프라이스킹의 경우, 전국적으로 독도관련 역사 캠패인 등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단순 전자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역사 의식고취를 위해 항시 다양한 캠페인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뮤지컬 영웅도 이러한 맥락에서의 지원으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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