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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찾은 서대문구 모래내시장에서 만날 수 있던 것은 옛친구, 옛노래 같은 설레임입니다. 벌써 서대문구에서 이사온지 17년이 되었네요. 세월이 참 빠르네요. 떠나온지 벌써 17년이 되었는데도 지금 사는 곳에 정이 쉽게 붙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서대문구에서 유년시절부터 보내온 시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직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저녁이나 되야 귀가를 하니 정을 붙일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주말이 되면 차를 몰고 동네를 벗어나지 더욱 그러합니다. 모래내시장은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으로 북가좌동과 인접해 있습니다. 주말에 아내와 함께 찾은 모래내시장은 설레임 그 자체였습니다. 신혼을 시작했던 동네이기도 하고 고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모래내시장의 외곽부분과 주거지 대부분이 재개발로 허허벌판이 되어있더라구요.
시장이 없어지나요.
모래내시장을 주욱 걸으면서 시장의 끝으로 갔어요. 그리고 펜스로 막혀있는 막다른 시장터에 초로의 상인이 생선을 놓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뜸 할머니에게 여쭈어봤답니다.『시장이 없어지나요.』없어진다고 해도 10년은 지나야해~~ 그리고 없어지는게 아니라 현대식시장으로 탈바꿈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이 놓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퇴근하고 와보니 내 집이 없어진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골목골목이 옛친구, 옛노래 같은
어머니를 따라 다니던 시장통~~ 모래내시장은 지금까지 다녀 본 전통시장에 비해 현대화가 덜 된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시장이랍니다. 특히 좁은 시장길과 그 길따라 컬러풀한 파라솔이 나란히 늘어선 모습이 참 이색적이랍니다.
우리 첫애의 백일떡을 했던 풍년떡집이 아직도 그대로 있더라구요. 먼저 알아 본 아내가 가리키는 순간 책상속에 먼지가 묻은 오래된 흑백사진을 꺼내는 기분이랄까? 뭐 그런 만감이 교차했던 순간이었답니다.
어릴때 어머님따라 형형색색의 이불을 보면서 걸었던 주단골목을 보니 마음이 녹아내리 듯 편해지더라구요. 지금은 손님이 예전같지 않았지만 한복을 맞추는 손님을 볼 수 있었답니다. 우리 내외가 지나가자 반가워하는 모습에 나도모르게 정말 오랜만에 시장에 와 본다고 말을 건내게 되더라구요. 왜 일까요?
아쉬운 것은 집에서 자주 다니던 V자로 나 있던 시장골목중 한 곳에는 문을 닫은 상점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식시장으로 바뀌기전에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답니다.
모래내시장에는 좁다란 골목을 이리저리 추억을 따라서 거닐다보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듯 하더라구요. 그래도 좋았답니다. 잠시나마 서울하늘 아래에서 나의 추억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에 안심
가재울뉴타운 개발로 인한 주변 분위기에 조금은 무거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나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상인들의 활기찬 흥정소리에 기분이 좋았답니다.
시끌벅쩍한 맛이 바로 전통시장의 맛이 아니겠어요. 우렁찬 상인들의 목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도 발길을 멈추고 한번 더 보게 되고 괜히 힘이 나는 것 같아요. 열심히 사는 상인들의 모습에서 활력을 얻고 온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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