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당일여행 강화도 정수사에서 빈주머니도 넉넉한 여유로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막바지 여름휴가철이라 가는 곳마다 붐벼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비우기 위해서 가는 여행이 오히려 채우기만 급급해서 더 피곤한 듯 해요.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여름철 성수기를 피해서 여행을 가거나 당일여행을 주로 가게 됩니다. 서울근교 당일여행으로 즐기는 곳이 강화도입니다. 강화도는 서울에서 가깝고 서해바다를 쉽게 볼 수 있어 좋아요. 비단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쉽게 떠날 수 있는 매력이 있답니다. 넉넉한 주머니가 아니더라도 강화도는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은 편입니다. 88고속도로가 양곡까지 연결되는 김포한강로 개통과 예전보다 크게 개선된 김포한강신도시 48번 국도 덕분에 교통이 수월한 편이랍니다. 강화도 화도면의 마니산 기슭에 위치한 정수사로 가는 길은 초지대교로 가는 길과 강화도로 가는 길이 있어요. 강화도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한데 이번에는 초지대교방향으로 출발해서 강화도방향에서 서울로 오는 코스를 잡았답니다.
정수사로 가는 길에 녹색의 논과 하얀구름 그리고 파란하늘 빛이 여유로움을 더해줍니다.
정수사로 가는 길에는 함허동천이 있어 캠핑을 하러 오는 분들이 많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는 길이 조금 막히기는 했어요. 정수사로 올라가는 길은 마니산 등산코스와 같은데 적당한 위치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500m전에 주차를 하고 날이 좀 덥기는 했지만 이내 마니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잊게 했어요.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정수사비석이 보였어요.
정수사와 마니산 등산로사이에 계곡이 흐르는데 피서객들이 텐트를 치고 시원한 계곡의 바람을 즐기고 있었어요. 인근 함허동천의 캠핑장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분위기입니다.
아내가 계곡물에 발은 담그더니 너무 시원하다면서 웃는 모습이 좋았어요. 아주 느긋하게 즐기는 힐링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답니다.
빨리빨리 바닷가로~~~빨리빨리 고기 구워~~ 차 막히니까 빨리빨리 출발하자~~ 쉬러 온 여행길에 마음만 조금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정수사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고 계단이 몇개일까 고민하지 말고 ㅋㅋ 그냥 발이 닿는대로 정수사에서 내려오는 바람을 맞으며 조금씩 비우면서 올라갔어요. 이보다 더 여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산한 분위기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들리는 소리는 나무사이로 부딪히는 바람소리 뿐...오히려 마음이 더 시끄러운 것 같아요.
정수사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돌담과 돌계단이 도심을 떠난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정수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스님방을 살짝 들여다 보았어요. 이렇게도 살 수 있는 것을 무엇을 그렇게 가지려고 욕심내며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에 희정대사가 건립을 했답니다. 그런데 세종 8년에 함허대사가 절이름을 정수사(精修寺)에서 정수사(淨水寺)로 바꾸었다고 해요. 대웅보전은 원래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인데 앞쪽에 별도로 측면 한칸에 해당하는 툇마루를 두어 측명 4칸이 되는 매무 특이한 구조입니다.
대웅보전 앞에 넓은 마당은 답답한 마음을 비워주는 듯 하고 간간히 올라오는 방문객들 조차도 마당을 밟지 않고 외곽에서 보기만 하더라구요.
정수사에서 마니산 등산길로 연결되는 내리막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소리가 너무 좋아 동영상으로 담아봤어요.
너른 정수사의 마당을 등지고 내려다 보이는 영종대교와 강화갯벌이 내 가슴을 통과하는 듯한 묘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정수사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내려가는 길은 올라 올때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일상으로 내려가는 돌계단으로 손잡고 올라오는 가족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채우려고만 하지말고 비우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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