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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연극] 이형사님 수사법 세곡동 텃밭 교살과 강남 발목절단 연쇄살인사건 범인은 누구?

by 핑구야 날자 201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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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코믹 버라이어티 수사 쇼라고 말하는 이와삼 극단의 이형사님 수사법은 흩어진 여러 상황들이 하나둘씩 의미를 찾아가면서 웃음과 메세지를 전달해주며 1시간 50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연극이었습니다. 처음 연극이 시작하기전에 강남경찰서 강력1반 반장이 정신 나간 막장 수사로 봐주지 말아달라는 멘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음부터 이형사가 나타나기까지 방향성을 못 찾아서 조금은 어리둥절했답니다. 세곡동 텃밭 교살 사건을 조작수사로 한건 올리려는 반장의 의도와 신참내기 김형사의 정의를 부르짖는 형사정신과 맞닥드리는 분위기에서 난데 없이 강남 발목 절단 연쇄 살인 사건과 엮으려는 반장의 의도에 종잡을 수 없었습니다.



강남경찰서 강력1반


이형사님 수사법의 출연진을 소개합니다.




이형사역 : 김희연
"나한테 데이트신청 하려면 적어도 두서넛은 죽이고 와야 될껄?! "
출연작 : 장례의 기술, 한여름밤의 꿈, 그대를 사랑합니다, 철수영희


오씨역 : 하성광
"이렇게 하찮은 살인을 저지른 놈에게 이런 대우를 해주시다니 영광 입니다 "
출연작 : 관객모독, 리어왕, 용산의자들, 삽아니면도끼, 대대손손, 오셀로, 꽃다방블루스, 덫, 햄릿에 대한 명상, 왕세자 실종사건, 70분간의 연애, 인어도시 외 다수


박형사역 : 이주원
"어떤 범죄소탕도 그녀의 숙취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 "
출연작 : 경남 창녕군 길곡면, 비계덩어리, 다락방, 김현탁의산불, 난타외 다수


반장역 : 윤상화
"유머만이 우릴 이 지옥 같은 범죄공화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지"
출연작 : 1동 28번지 차숙이네, 순우 삼촌, 락희맨쇼, 시동라사, 다락방, 관객모독, 차력사와 아코디언외 다수

김형사역 : 원재
"저 이따위 조작 수사나 하려고 경찰된 게 아니란 말입니다..! "
출연작 : 서울 나마스테, 마지막20분동안말하다, 세자매, 새, 39steps, 갈매기
TV : SBS 아내가돌아왔다, KBS 미워도다시한번, SBS 일지매

 


이형사님 수사법에서의 또 다른 재미

신참내기 김형사가 긴장을 하면 블랑카(외국인 말투로 "우리 사장님 미워요" 했던..) 말투로 갑자기 돌변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반장이  대변기에 앉아 팬티를 반 내린 장면과 그 물로 세수를 하는 장면도 압권이었답니다. 2NE1의 박봄 사진으로 도배한 박형사의 캐비넷을 보고 빵 터졌답니다. 그러면서 춤을 추는데...ㅋㅋ 오씨의 등장하면서 패셔너블하게 생긴 외모에 노래를 엄청 잘 불렀지만 립싱크라는 걸 알게 되면서 빵.... 이형사님의 섹시댄스는 남성고객들의 눈을 충혈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답니다. 저도 충혈됐지요..ㅋㅋ

이형사님 수사법의 메세지



오씨는 키가 작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시인입니다. 오씨가 젊었을때 여고생의 과외선생으로 일한 적이 있었고 그것이 첫사랑이기도 했지만 당시 순수시인이었던 오씨는 시인이랍시고 여고생을 가르치며 연애를 하는 행태에 자신도 물들까봐 겁이나 여고생를 떠나 세곡동에서 시를 쓰면서 텃밭을 가꾸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난한 오씨는 반장의 아내이자 집주인인 여자에게 시를 가르치게 됩니다. 하이페스티발에 자신이 쓴 시를 여주인이 발표하려하자 분노하게 되고 여주인이 키가 작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에 화를 참지 못하고 여주인을 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강남 발목 절단 연쇄 살인 사건 역시 키가 큰 여성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무시한다고 해서 키를 맞추려고 발목을 절단해서 전달된 발목을 자신의 텃밭에 거름으로 주는 기괴한 범죄도 저질렀던 이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오씨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반장이 발견한 결정적인 단서는 살인자 오씨의 첫사랑이었던 여고생이 반장의 죽은 동료의 딸인 이형사와 비슷한 외모라는 사실입니다. 살인자 오씨의 자백을 위해 조작수사의 달인 반장과 박형사는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이형사의 수사를 도와 자백을 받아내는데 성공을 합니다. 그러나 이형사가 범인 오씨가 세곡동 텃밭 교살 사건말고도 강남 발목 절단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자백받기 위해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설정이었는데 어떻게 신참내기 김형사는 이러한 작전에 어떻게 분위기를 탔을까요. 그건 연쇄살인범을 단죄한 이형사의 전력 이후에 실탄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박형사로 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 사실 이형사가 죽은 줄 알았답니다. 그만큼 이형사님 수사법이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매력 때문이지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형사님 수사법은 결국 범인 오씨가 이형사가 자신의 첫사랑으로 알고 자백했다고 생각한 강남경찰서 강력1반은 든뜬 기분에 놓입니다. 그것도 잠시 오씨가 이미 이형사가 자신의 첫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김형사가 말을 전합니다. 그런데 왜 알면서 뭍힌 강남 발목 절단 연쇄 살인 사건을 자백했을까요? 그것은 자신이 키가 작다고 무시하던 동료시인들과 편견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달리 비록 자백을 받기 위해서 였지만 이형사가 자신의 순수했던 첫사랑을 그대로 담아내며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다른 수사관들 역시 구두의 깔창을 벗으면서 자신들의 편견도 역시 벗어야 한다고 외치며 키작은 오씨의 눈높이로 다가선 것도 역시 한 평생동안 한으로 남은 오씨를 감싸 안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형사님 수사법을 통해 키가 작은 오씨의 컴플렉스를 통해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외형적인 모습이나 일방적인 정보만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해서 만들어진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알려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외형을 중시하는 사회의 일부분과 누가 그러던데 그렇더라. 아니면 말고식의 문화를 날카롭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지적한 연극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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