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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건강]마술에 빠진 ‘웃는 병원’ … 마술수업 큰 호응

by 핑구야 날자 2009.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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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다국적 제약기업 GSK 영업맨 이재규씨

강서미즈메디병원 직원들은 요즘 ‘마술 배우기’에 푹 빠졌다. 병원 문을 들어서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리는 어린이 환자부터 병원 진료를 겁내는 어른 환자들까지 웃으면서 편안히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선보인 마술 공연이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자 여기에 힌트를 얻어 의사와 간호사들이 직접 마술을 배우기로 하고 전 직원이 동참한 것이다.

마술로 웃음 전하는 제약영업맨

그런데 이 마술 수업을 이끄는 강사의 이력이 남다르다. 무료로 병원 직원들에게 마술을 가르쳐 줄 것을 자처하고 나선 이는 바로 다국적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이재규 과장(37·사진)이다. 그는 지난해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직접 마술 공연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실 이 과장의 본업은 마술사가 아니라 제약영업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무 중에도 이 과장은 벌써 10년차 베테랑 마술사로 기량을 닦았다.

이 과장은 오랜 세월 갈고닦은 마술 실력을 봉사활동하는 데 활용한다. 무료로 공연을 하거나 강연을 열어 마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강서미즈메디병원의 ‘함께하는 재미있는 마술교실’은 이 과장의 공연에 감동을 받은 병원장과 의료진들이 직접 요청해 마련됐다. 원래 15명 정도로 수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호응이 높아 참여인원을 20명으로 늘렸고, 오는 4월에는 2기 클래스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어린이 환자들을 담당하는 소아과 의사들과 간호사들이고 그밖의 다양한 부서에서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재미있는 강연과 배움의 열정이 척척 들어맞아서일까. 참여율만큼 수강생들의 열정과 집중도가 매우 높다. 이 과장은 “원래 1시간으로 계획된 수업인데, 참여하시는 분들의 열의가 대단해 매번 한두 시간씩 수업이 연장되곤 한다”며 “아픈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마술을 배우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의 열정을 보면서 나도 매우 감사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마술도 술술, 영업도 술술 만능재주꾼

강의내용은 주로 실생활에서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마술을 위주로 가르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강의를 듣는 소아과 담당 간호사들이 투정부리고 우는 환아들을 달래기 위해 마술을 보여주고 있어, 환아의 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 과장은 사실 프로급의 마술사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독학을 거쳐 이제는 마술 전문강사 라이선스 과정까지 이수한 전문 마술사이다. 이런 그의 마술 실력은 회사 내에서도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회사의 신제품 런칭쇼에서 로프마술, 딜라이트마술(불빛이 나오는 마술) 등 수준급 마술공연을 선보여 참석자들에게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또한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여러 봉사단체에서 마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6월 GSK에 입사한 이 과장은 매사에 적극적이며 부지런한 덕분에 영업실적 또한 그의 마술 실력처럼 뛰어나다. 제약영업을 처음 시작한 2002년 이후 2004년과 2005년 연속 ‘영업왕’에 올랐고, 지난해엔 GSK 내에서도 상위 5%에 드는 영업실적을 달성했다. 이 과장은 “마술사로 소문이 난 덕에 쉽게 기억해 주시고, 좋은일 한다며 주위에서 자주 격려해줘서 전혀 힘들지 않다”면서 “좋아하는 두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soonh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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