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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가을과 함께 한 2인극 페스티벌 - 창작집단 혼의 백조의 노래와 극단 골목길의 권태

by 핑구야 날자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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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대학로길 따라 2인극 페스티벌의 명작을 만나다를 관람하고 왔어요. 두편을 관람했는데 창작집단 혼의 백조의 노래와 극단 골목길의 권태랍니다. 어울리지 않은 늦더위로 가을느낌이 조금은 덜 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라 설레임을 누를 수는 없었답니다. 더구나 2인극은 처음이라 연극에 더 몰입할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연우소극장에서 했는데 연무무대라고 약도에 표시가 되어 있어 엉뚱한 곳에서 헤매기는 했어요. 2인극 페스티벌은 올래로 11회를 맞이하는 2인극 페스티벌 명작을 만나다는 11월2일부터 11월20일까지 공연을 한답니다. 참관한 극단은 창작집단 혼과 극단 골목길외에 극단 코팩씨어터, 극단 천지, 극단 민들레, 극단 마고, 극단 피악, 극단 청맥, 극단 이와삼, 극단 로얄씨어터, 극단 신작로, 극단 앙상블등 총 12개의 극단이 참여하고 있답니다.


창작집단 혼의『백조의 노래』

배우 여무영과 정진혁이 출연한 창작집단 혼의『백조의 노래』는 노 배우와 풋내기 배우가 펼치는 연극입니다. 지방극장에서 45년간 배우로 활동하면 수많은 커튼콜을 받았던 노배우가 분장실에서 잠이 들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잠에서 깨어난 노배우는 자신을 챙기지 않고 무대를 빠져나간 동료배우를 원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새 늙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면서 존재감이 없는 인생이었다고 자조를 하게 됩니다. 지나간 새월을 되세기며 허탈함 속에서 자신을 찾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무대에 혼자 있는 모습은 어찌할 수 없었답니다.


그런 와중에 보일러실에서 몰래 숙식을 해결하는 풋내기 배우를 만나게 됩니다. 풋내기 배우와 함께 젊었을때로 돌아가서 그때의 대사를 멋지게 기억해내며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극단 골목길의 『권태』

전편 백조의 노래가 인생의 깊이 속에서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면 배우 김주헌과 김광영이 펼친 권태는 무료한 일상속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청춘들의 울부짖음이라고 할까요. 이상의 수필 권태를 원작이기도 해서 조금은 친숙한 작품이기도 했었답니다.


이상이 폐병으로 사망한 1937년 전 해인 1936년 동경에서 쓴 수필로 연극속의 폐병을 앓고 있는 성천은 바로 이상이 투영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성천은 하루종일 어쩌면 일상이 할일이 없었던 두 청춘들은 방바닥 위에 주전자, 팔각성냥등등을 말로 삼아 장기를 두는 가하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고 받아 동거하는 친구에게 읽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반 억지를 부려 막걸리를 사오게 하기도 합니다. 취하면서 무료함을 잊기 보다는 폐병으로 죽어간다는 두려움을 잊으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어 짠~ 했답니다. 그런데 권태는 현대에 살고 있는 88세대들의 단상을 보는 듯하기도 하고 존재감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외로움 속 발버둥을 보는 듯 하기도 했답니다.


노배우는 여러분 곁에 있을 수도

두편의 연극이 끝나고 처음 연극을 보러 계단을 내려갈때 보았던 백조의 노래 포스터가 연극을 보고 난 후 계단을 올라 오면서 본 포스터가 사뭇 달라보였습니다. 백조의 노래 포스터는 같은데 말이죠.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듯이 두편의 공통점으로 느낀 존재감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 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돌아왔답니다. 주변에서 나를 챙겨주지 않고 걱정해주지도 않는다고 외로워 했던 백조의 호수 노 배우를 여러분 주변에서 만나다면 아낌없이 보듬어 주세요. 노배우는 아버지일수도 있고 친구일수도 있고 직장 동료일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외롭다고 느낄때 그들이 여러분 곁에 있을 테니까요.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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